영혼을 깨우며 사랑에 눈 뜨며(나래이션)

김종환



다투어서 흘리는 눈물은 서러움이지만 기뻐서 흘리는 눈물은 행복입니다. 다툼으로 가슴이 아픈 것은 죄악이지만 사랑해서 가슴이 아픈 것은 기쁨입니다. 세상엔 만나서 기쁜 사랑이 있고 헤어져야 행복한 사랑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시작은 사랑이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땐 가슴이 떨렸지만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있을 땐 왠지 눈물이 났습니다. 내가 몸이 아파 누워 있을 땐 그저 그 아픔에 서럽다 하지만 당신이 몸이 아파 누워계실 땐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났습니다. 처음 만나는 연인들은 사랑의 눈빛이 뜨겁다 하지만 오래된 연인의 얼굴에선 편안한 느낌의 눈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노력하며 살아가다 어느 날 뒤돌아봤을 때 날 향해 웃어주는 미소만 있어도 나는 행복한 것입니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마음이 행복하다 했습니다. 그러나 다 주고난 사랑의 바닥이 드러나 마음이 휭하니 바람이 불 때 텅빈 마음을 감싸주어야 할 그 사랑마저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없다면 숨막히도록 가슴 아픔에 나는 힘없이 눈물만 흘릴 것입니다. 사랑이 사랑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면 그 사랑을 위해 같이 기도해 주십시오. 그 사랑이 날 힘들게 만들어도 그 사랑에게 기도해 주십시오. 나를 용서하듯이... 그 사랑이 추워할 때 옷을 입혀주는 것보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가 더 따뜻한 것처럼 그 사랑의 끝을 알고 싶다면 사랑의 시작을 그리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언젠가 맞이할 이별이 가슴을 슬프게 만든다 할지라도 사랑으로 그 이별의 그림자를 위해 진정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랑을 기다리면서 오늘밤도 그 사랑을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사랑은 용서로 시작되며 그 용서에 사랑을 깨닫게 되고 그 깨달음에 영혼을 깨우며 눈떠 움직이는 내 몸에 고마움을 느끼며 나를 기억하고 나를 아는 모든 이들과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을 먼지 뿌연 우리들의 마음에 예쁜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면서 오늘밤도 나는 창가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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