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한음파



원룸

해가 저문 숲을 지나 늪을 지나서
너를 찾아 가려해도 난 그럴 수 없어
내가 갈 곳이란 어디인가 둥근 방안을
끝없이 걸어 걸어 기어가다 쓰러지네

벽을 치고 소리를 질러도 대답 없고
외로움에 둥근 눈물도 흐르고

달이 저문 길을 지나 산을 넘어서
너를 찾아 가려해도 난 그럴 수 없어

땅을 차고 토를 뱉어도 괴롭고
외로움에 흘린 눈물도 메마르고
둥근 벽을 따라 어지럽게 놓여진 발자국
끝도 없이 쫓아 걸어 걸어 기어 이젠 쓰러지네

이 몸 하나 기댈 모퉁이 없는 방
위를 보면 수 없이 많고 많은 눈

우물 속의 널 숨죽여 바라보네
숨을 멈추려 하네 썩어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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