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비눈물에

정일우/니콜


거울을 보고있어
언제 그랬냐는 듯 웃고있어
나는 괜찮다.
정말 괜찮다.
중얼대며, 웃고 서있어

표정이 그럴듯 해
이것봐
정말 내가 널 잊은 것만 같애
다 좋았는데
젖은 눈가에
갑자기 또 눈물이 흘러

이 눈물에
나도 흘러서
흘러 내려서
아픔도, 기억도, 하나도 없이
없어졌으면, 정말 그랬으면, 하며 상상해본다

비 눈물에
나도 씻겨서
씻겨 내려서
슬픔도, 추억도, 나 조차도 없이
없어졌으면, 제발 그랬으면, 하며 상상해본다.`

니가 아른거렸어
두눈이 널 너무 사랑했나봐
입은 이렇게 밝게 웃는데
내 두눈만 울고있는 걸

시간은 흐를거고
니가 잊혀지고 희미하겠지
그게 슬펐어
그게 슬펐어
기억조차 날 떠난다는게

이 눈물에
나도 흘러서
흘러 내려서
아픔도, 기억도, 하나도 없이
없어졌으면, 정말 그랬으면, 하며 상상해본다

차라리
못되게 굴고
날 미워하고
속을 썩이고
그랬다면 덜 아팠을 걸

너무 잘해주고
너무 사랑하고
착했던 너여서 더 슬퍼

이 눈물에
나도 흘러서
흘러 내려서
아픔도, 기억도, 하나도 없이
없어졌으면, 정말 그랬으면, 하며 상상해본다

비눈 물에
나도 씻겨서
씻겨 내려서
슬픔도, 추억도, 나 조차도 없이
없어졌으면, 제발 그랬으면, 하며

상상해본다

내일은 눈이 떠지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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