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짐승

돈춘호와 가당찮


여긴 거친 파도가
미처 닿지 못하는 물결의 끝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바다를 비추는
푸른 하늘을 가르는
저 햇빛의 손짓에 따라
눈부시게 반짝이는 물결의 춤
나는 끝없이 흔들리는
바다의 음악에
온전히 몸을 맡긴 사나이
깊은 바다는 짙은 물감으로
덧칠을 하고 거친 파도를 품었지
고집스레 단단한 내 의지
그 안엔 늘 매서운 폭풍이 불었지
어두운 달빛 아래 지금
무더운 밤 왠지 갈피를 잡지 못해
무거운 맘
부두 위에 배 한 척 띄우고
여기 한적한 저 바다로 향하네
저마다 제 나름의 삶을 사는 법
나의 법칙은 덮쳐 오는
파도를 헤치는 거친 한 마리
짐승이 되어 사는 것
뱃머릴 다시 돌려
안개를 마시며 앞길을 밝혀
달려 나가는 보트와
바다와의 마찰에
큰 낙차의 물의 움직임에
나는 다시 밧줄을 당기네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를
다독이며 닻을 내리네
짙푸른 바다 숨죽인 짐승과 닮아
가파른 파도를 발톱처럼 감아
사나운 사나이 영혼을 담아
이 차디찬 길을 당차게 나가
짙푸른 바다 숨죽인 짐승과 닮아
가파른 파도를 발톱처럼 감아
사나운 사나이 영혼을 담아
이 차디찬 길을 당차게 나가
짙은 바다 내 모습과 같아
단단함 속에 뿌려진 닻줄
내 손에 쥐어진 밧줄
파도에 취해 흘러가는 배 한 척
그곳이 나의 집 닻줄 같은 고집
태양이 내리쬔들 아물지 않는 상처
그것이 나의 힘 밧줄 같은 의지
결코 길들여질 수 없는
바다의 짐승 절박한 몸짓으로
살아나갈 짐승
안개 짙은 바다
저물녘 수평선을 넘어
저 멀리 묵묵히 향해
묵묵히 향해 가는
나의 항해는 짧게 때론 길게
저 깊게 뻗은 바다를 가르며
나아가 정해진 건 없어 그저 나아가
오늘은 여기 내일은 어디
저기 가파른 파도에 닿으면
닻을 내릴 거야
바다짐승은 파도와 놀 줄 아니까
짙푸른 바다 숨죽인 짐승과 닮아
가파른 파도를 발톱처럼 감아
사나운 사나이 영혼을 담아
이 차디찬 길을 당차게 나가
짙푸른 바다 숨죽인 짐승과 닮아
가파른 파도를 발톱처럼 감아
사나운 사나이 영혼을 담아
이 차디찬 길을 당차게 나가
짙은 바다 내 모습과 같아
단단함 속에 뿌려진 닻줄
내 손에 쥐어진 밧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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