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한 시간씩 서둘러서
조심 조심 우린 등교를 하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체육관 쪽
구석에서 우린 키스를 하네
눈은 감아야 할지
손은 어디다 둘지
둘 다 잘 몰라 세포들이 곤두서
모든 게 어색한 공기
처음 느낀 몰캉한 감촉
달콤한 듯 말 듯 어딘가 쓴 맛
사랑을 해서 키스를 하는지,
키스를 해야 사랑하는지
행동의 싹은 알 수 없고
바로 내일도 알 수 없고
불투명한 우린 키스를 하네
마지막 사랑일거라
철없는 키스를 하네
기다린 방과 후 시간
가라는 곳은 외면해
주변만 맴돌았어
아파트 상가 옥상 층 숨어서
아까 하다만 우린 키스를 하네
창문 밖은 빗소리 어쩐지 촉촉해서
감정의 회오리에 빨려 들어가
무거운 죄책감만큼
짜릿한 풍선껌같은 짧은 단물
아니 감질나는 맛
사랑을 해서 키스를 하는지,
키스를 해야 사랑하는지
행동의 싹은 알 수 없고
바로 내일도 알 수 없고
불투명한 우린 키스를 하네
마지막 사랑일거라
철없는 키스를 하네
나의 허락은 우리 둘의 타락아닌
희로애락의 마지막쯤
나쁜 것 같으면서 기쁘네
타 들어가는 석양 이쁘네
뒤섞이는 우리처럼 뒤섞이는 시계
바늘은 우릴 찔러도 몰라
가르쳐준 적 없는데도 청출어람
시작하며 배워가는 우리 이게 뭐람
사랑을 해서 사랑하는지
입술이 닿아 실수를 했는지
뜨거운 우린 알 수 없고
심장은 쉴 수 없고
마주보는 우린 키스를 하네
마지막 사랑일거라
철없는 키스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