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 밤개구리
- 신세훈 시
잠실 밤개구리가 운다.
밤새도록 밤새도록 운다.
울음 숲을 이루며 잠실잠실
실실실 잠실……
아파트가 더 들어서면
고향을 잃어버린다고 운다.
비 맞은 인디언 물귀신처럼 운다.
아스팔트가 덮히면
변두리 산으로 쫓겨나
숨 다할 거라고 무한정 밤을 운다.
잠실 밤하늘을 원망이라도 하듯
순하디순한 흙값이 금값임을
허공천에 대고 원망이라도 하듯
잠실 밤개구리가 새워새워 운다.
금구렁이들이 자꾸자꾸 몰려들면
이제 울 수도 없을 거라고 자꾸 운다.
울음시위와 울음화살로는
마른 번갯불로 빛나는 그림자 앞에서는
울어 봐도 다 소용없을 거라고 자꾸 운다.
여름밤 인디언 물귀신처럼 그리 슬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