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시인: 조병철)

황일청


♣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 유치환  시

고독은 욕되지 않으다
견디는 이의 값진 영광.

겨울의 숲으로 오니
그렇게 요조(窈窕)턴 빛깔도
설레이던 몸짓들도
깡그리 거두어 간 기술사(奇術師)의 모자(帽子).
앙상한 공허만이
먼 한천(寒天) 끝까지 잇닿아 있어
차라리 마음 고독한 자의 거닐기에 좋아라.

진실로 참되고 옳음이
죽어지고 숨어야 하는 이 계절엔
나의 뜨거운 노래는 여기 언 땅에 깊이 묻으리.

아아, 나의 이름은 나의 노래.
목숨보다 귀하고 높은 것.

마침내 비굴한 목숨은 눈을 에이고, 땅바닥 옥엔
무쇠 연자를 돌릴지라도
나의 노래는 비도(非道)를 치레하기에 앗기지는 않으리.

들어 보라.
이 거짓의 거리에서 숨결쳐 오는
뭇 구호와 빈 찬양의 헛한 울림을.
모두가 영혼을 팔아 예복을 입고
소리 맞춰 목청 뽑을지라도

여기 진실은 고독히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 권력의 불의에 맞서서 사회 정의를 구축하려는  3.15 부정선거 직전에 쓰여진 저항 시이다.

관련 가사

가수 노래제목  
황일청 저녁에 (시인: 김광섭)  
황일청 해에게서 소년에게 (시인: 최남선)  
황일청 거칠은 골짜기 아래 피리를 불며 (시인: 블레이크)  
황일청 내 마음은 (시인: 김동명)  
황일청 추억 (시인: 뫼리케)  
황일청 3월 1일의 하늘 (시인: 신석정)  
황일청 파초  
황일청 언덕 (시인: 김광균)  
황일청 오후의 품에 몸을 기댄체 (시인: 네루다)  
황일청 즐거운 봄이 찾아와 (시인: 셀리)  




가사 수정 / 삭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