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꽃

김혜수


세상에는 참으로 이름은 있으나
이름없는 꽃같은 이들이 너무도 많아
그런대로 아름다울 수 가 있다

악해야 산다고들 어금니를 힘주어 꽉물어 보지만
가슴속의 양심에
촉촉히 젖어 있는 사람다움이 용납하지를 않아
아파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어
그런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왠 도적놈들이 그리도 많은가 소리치는 사람들은
어쩌면 도둑 심보가 있는지도 모르고
말없이 살아가는 이들은
양심이 더 깨끗한지도 모르겠다

노동해방이니 민중해방이니 날뛰는 사람들도
제 뱃속은 차고 차야 하니 세상사는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세상일이 한번쯤은 꿈에서라도 거꾸로 된다면
서로의 심사를 알터인데
자꾸만 서로의 벽을 쌓아놓고
안된다, 된다 하는 욕심에
쓸데없는 눈물이 흘러 내린다

정말로 착한 사람들은
이리끼지도 못하고 저리 끼지도 못하고
언제나 잡초처럼 밟히고 밟혀도
삶이란 꽃을 피우고 싶어한 소박한 꿈에
웃음을 웃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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