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5가 (양고기 찬가)

버벌 진트


[Verse 1]

la vida loca en 을지로 5가. 홍대로부터 얼마나 멀리 왔는지 좀 볼까?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잖아. 아마 8020미터정도.

처음 이사 올 때는 걱정도 참 많이 했지. 예민한 성격이라..

방만 바꿔도 우울해지던 기억이 나. 게다가 이번엔 그냥 이사완 다른 점이

참 많았거든. 대학원생 되기 이전의 삶의 마지막을 장식한 서교동으로 부터

어떻게 될지 절대 아무도 모르는 future.

새로운 단계로 한큐가 아닌 조금씩 움직이는 식. 2년 가량을 복층집 가득

채웠던 악기들 그리고 옷들 조그만한 residence 방 안에 옮기는 건

몹쓸 짓이란 생각에 마련해낸 방도가 홍대 집의 창고화, 그니까

놀다가 차 끊기면 자고 가

[Verse 2]

la vida loca en 을지로 5가. 기왕에 여기서 최소한 두 달은 못 빠져나갈 게

확실하다면 한 번 둘러볼까? 즐거운 게 어딘가 숨어있을지도 몰라.

아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손발 오그라드는 밀리오레 앞 애들 재롱과

오간수교를 지나 흥인지문 앞에 도착해 길 건너를 가만히 바라보자니

이상해게 끌리는 느낌, 20년 전스러운 분위기. 건너가 보니 눈이 휙 돌아가는

중국식 양꼬치 집, 네팔과 인도 음식 집. 이태원이랑 또 달라

동대문's the *it! 생각해보면 난 참 운이 좋지. 이사가는 곳마다

요리 지대루인 곳이 꼭 몇 군데씩 있었으니까.

이번에도 만족! 내일 방향은 오늘과는 반대로 남쪽!

[Verse 3]

to the south 이번엔 남쪽이야. 골목에 들어서는데

이 냄새는.. 양고기야. 간판을 보니 여기가 러시아야 한국이야?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물실과 탈법인 게 확실해

보이는 노래방 사이 자리잡은 식당들, 알고보니 blog site들에선

이미 꽤나 알려진 곳도 있다고.. 그 중 하나를 들어가

메뉴에서 느낌 딱 오는 걸로 골랐지. 몰론 맥주도 같이

양고기와 감자 더하기 양파로 한 끼. 딱 내 소화기가 좋아하는 먹이 타입

어제까지만 해도 낯설었던 거리가 이제 나의 동네, 훨씬 살만해보여ㅋ

이제 쓸만한 달리기 course 찾으면 오히려

마포구보다 괜찮을 것 같아, 놀러와. now that i've been around

the block for a wh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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