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사나이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피리 부는 사나이

시장은 헛기침을 한번 하며 진지한 듯 말했어.
“천 냥은 너무나도 큰돈이지만 우리 마을을 위협하는 쥐 떼를 쫓아준다는 데, 그 만한 돈을 안 줄 수가 없지. 알겠소. 쥐 떼만 없애준다면 그렇게 하리다.”
“좋아! 쥐 떼를 없앤다는데 천 냥쯤이야!”
“맞아 저 끔찍한 쥐들을 없앤다면 천 냥이 아깝겠어요?”
마을 사람들도 시장의 뜻에 찬성했어. 그러자 피리 부는 사나이는 거리로 나가 신비로운 피리를 꺼내 들었어.
삐리리삐리리
피리에서는 날카로운 소리가 흘러나왔어. 그러자 쥐들이 떼를 지어 거리로 몰려나오는 거야. 피리 소리는 쥐들에게 그들이 좋아하는 온갖 것들을 떠올리게 했어. 아삭아삭 사과를 깨무는 소리 같았다가 바삭바삭 말린 생선이 부서지는 소리 같기도 했지.
“찍찍 이, 이건 맛있는 치즈를 먹는 소리잖아!”
“찍찍 이건 향긋한 빵부스러기 소리야.”
“찍찍 저기다 저기! 저기에서 소리가 나고 있어.”
쥐들은 피리 소리에 홀린 듯 나와 피리 부는 사나이를 향해 다가갔어.
피리 부는 사나이가 걷기 시작하자, 쥐들도 줄지어 그 뒤를 따라갔어. 마을 사람들은 입을 떠억 벌리고 쥐 떼가 따라가는 걸 내다보았어.
“세상에! 정말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가잖아!”
“저것 보라고. 저 많은 쥐들이 피리 부는 사나이를 쫓아가고 있어!”
사나이는 피리를 불며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어. 온 마을에 있던 쥐들이 나와 피리부는 사나이를 쫓아갔단다. 마을을 지나 베저 강에 닿은 사나이는 강으로 들어가서 피리를 불었어. 쥐들은 강물 속으로 풍덩, 풍덩, 풍덩 빠졌지.
“어푸, 어푸! 이게 뭐야!”
“어푸, 어푸! 살려줘!”
“생쥐 살려!”
"살려줘."
물에 빠지자 쥐들은 정신을 차렸지만, 헤엄을 치지 못하는 쥐들은 강물에 빠져 죽고 말았어. 마을의 모든 쥐들이 강물에 빠질 때까지 사나이는 쉬지 않고 피리를 불었어. 이제 마을에는 쥐꼬리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
“야호, 쥐들이 사라졌다!”
“우리 축하 잔치를 벌입시다!”
마을 사람들은 정말 기뻤어. 그때 피리 부는 사나이가 마을로 돌아왔어.
“자, 쥐들을 없앴으니 약속한 천 냥을 주시오.”
‘아니, 진짜로 쥐들을 없앨 줄이야. 너무 아까운데…….’
시장은 속으로 생각했어. 쥐를 잡기 전에는 천 냥을 주는 것에 찬성하던 마을 사람들도 웅성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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