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숲 속을 허덕이며
헤매이다 도착한 밀림여관
숨을 고르며 거기 누구 없어요
하자 작은 미닫이 창문이
뱀처럼 스르륵 열리며
주인이 말하길
거기 주머니 속 볼펜 하나
주면 들여보내 주지
잔뜩 지친 나는 펜을 주고
방으로 들어왔네
숨막힐 듯 고요한 밀림의
밤이 깊어 가네
갑자기 무언가 떠올라
꼭 적어 둬야 했는데
아차 볼펜이 없네
주인에게 부탁했지만
주인이 말하길
펜을 돌려 받고 싶으면
당장 여기서 나가시오
글을 쓸 수 없게 됐네
읽을 수가 없게 됐네
생각할 수 없게 됐네
말을 할 수 없게 됐네
글을 쓸 수 없게 됐네
읽을 수가 없게 됐네
생각할 수 없게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