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에 담배가 들어왔고 양반이
곰방대를 잡았고 그들은 당당히
피웠고 하인들은
담뱃재를 비웠고
기억도 안 나게
몸에 스며들었던 기득권은
담배연기처럼 그를 안락하게
그러나 주변사람들
모두 안락사해 양반은
남성 가부장 어른이 돼
족보처럼 대대로
물려 받은 권력의 기회
길에서는 좀 가만 있어
묻지도 마 너만 있어
남한테 피해주며
네가 만족하는 거
그게 권리야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흡연가들은 언제나 1인칭
아직까지도
내 이야기는 그저 1인 시위
전혀 중요하지 않아
누가 피는지 중요한 건 말이야
누가 네 앞에 있는지
담배 펴도 돼 좀 필게
비흡연자는 알아서 비켜
한 대 쳐도 돼 좀 칠게
입장 바꿔 봐 이러면 싫지
담배 펴도 돼 좀 필게
비흡연자는 알아서 비켜
한 대 쳐도 돼 좀 칠게
묻지 않는 게 예의야 이젠
점점 늘어가 금연의 공간
불편해진 흡연가들
그 마음은 공감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봐 지금까지 누렸던
그 권리가 정당했나
마구 휘둘렀지 무조건
공공장소 혹은 불특정다수
자기 집일지라도
원치 않는 소수있다면
담배 기호 이전에 폭력
그것들 모두 전부 다
막아내야 하는 게 바로 법이여
이걸 혐연권이라고
부르지는 마시죠
난 누구를 혐오하지 않아
내 몸만을 지킬 뿐
숨 쉬고 싶어 어디서든지 마음껏
그럼 썩은 부분을 수술해
사회의 뿌리 깊은
얼마나 시간 지나야 바뀔까
내 폐를 세상에다가 맡길까
동의하지 않아도 바뀌지 않아도
너무 사소하다고
비아냥거려도 이것만은
알아도 이게 시작이라고
담배 펴도 돼 좀 필게
비흡연자는 알아서 비켜
한 대 쳐도 돼 좀 칠게
입장 바꿔봐 이러면 싫지
담배 펴도 돼 좀 필게
비흡연자는 알아서 비켜
한 대 쳐도 돼 좀 칠게
묻지 않는 게 예의야 이젠
담배 피워도 돼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