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Feat. Hwaji, DJ Dopsh)

Andup (앤덥)
앨범 : 20
작사 : Andup (앤덥), 화지

타는 목 긁적거리면서 눈을 떠
한층 더 못생겨진 내가 거울 속에
물 한 병을 비워도 찝찝함이 남네
아마 어제 밤에
술김에 태운 담배 탓에
천식이 또 도진 듯해
요즘엔 차라리
매캐한 상태에 익숙해
어제 꾼 꿈과 기억이
구분이 안되는
찝찝한 기분
남은 건 후회
분명히 내가 쏜 건 아닌데
만원짜리 자리에
영수증들만 있네
추억의 댓가로 여기려 해봤지만
하나도 기억이 안나
어디갔지 다
남들 다 이렇다니까
안심은 되는데
기다렸던 청춘이
고작 이런건가 싶네
페북에 올렸던 다짐들이 부끄러워져
이 순간에도 남 구경중이야
드러누워서
어제의 일들은 다 잊자고 마셨고
전부 똑같애
진짜 어제 기억만 없고
그제 걱정을 어제로
어제 걱정은 오늘로
이젠 어떡해
또 들이부어 오늘도
죄지은 것 하나 없이
책임을 피한 도피
책임이랄 것도 없지
내 기분탓이였지
어젯밤 되새긴 다짐들
이런 식으로
셀 수 없이 날린 아침들이
무겁게 날 눌러
그럴듯한 핑계도 떨어졌고
흐려지는 시야 이대로
또 하룰 버릴 순 없어
새나간 젊음
천장 쳐다봐
뭐해 일으켜야지 얼른
쫓기는 마음가짐과 뻗은 몸
몸뚱이가 안굴러서겠지
속으로 타 썩은 건
비워내고 눌러내야해
날 갉아먹고 있는 이 눈
뜬 잠에서 깨야돼
내 나이 좀 더 어릴 때는
한량들이 이해가 안갔어
난 술은 맛으로 먹는다며
으름장 놨고
과시 반 허세 반
XO on the rocks
먹을줄도 모르면서
목구멍에 털어 넣었어
그러던 중 대학생활을 매듭을 졌고
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
두발로 걷고
사고치는 깽값이 만만치 않을 무렵
자연스레 따라 많아지게된 내 푸념
난 꼴리는대로 살거라며 삐뚤어진
행복을 외치면서도 내심 힘들었지
통장에 2500원
그걸로 뭣을 할까
한참 고민하다
첨으로 사먹은 소주 한 곽
그 맛은 못 잊어
몸이 못 잊어
그 뒤로 한두잔씩 늘다
이래됐지 싶어
무거워진 입에 붓는 망각의 물약
손가락질 하지마
난 남자일 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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