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 곁에서

이제하

어쩔 수 없으면 물이나 생각하고

매여서 흔들리는 배를 보거나

내키면 기어올라 같이 흔들리거나

*어슬녘엔 큰 키로 걸어가거나

벌판으론 허턱허턱 달음박질 하거나

늙으면 비를 불러 묻혀서 갈 뿐

**독아 독아

아침저녁 물 푸시는 어머니

얼굴만 비추이던

꽝꽝 언 독아

*Repeat

**Repeat

맹세같은 건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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