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

오반, 빈첸

너가 내린 눈송이는
녹아내리네
피부 닿기도 전에
언제 얼은 적이 있냔 듯이
따뜻하게 나를 감싸주네
나는 바보같이
겨울인 것도 까먹고
겉옷을 벗어 던지고
너의 두 손을 잡어
너무 따뜻해서
빨갛게 얼어버린
내 손도 모르고

벚꽃이 피면
우리 벚꽃 잎을 타고
만년설을 치우러 가자
혹여 남아있는 눈이
다시 날 집어삼키지
못하도록 가자
너가 내린 눈송이는
녹아내리네
피부 닿기도 전에
언제 얼은 적이 있냔 듯이
따뜻하게 나를 감싸주네

그대가 내린 눈송이는
잔뜩 쌓여 이젠
따듯하지 않네
웃으며 흘린 눈물도
다 얼어붙은 채
깨져버렸는데
그대는 내게 내린 눈송이가
정말 아름다웠나요
아님 혼자만 뜨거웠던
내 마음이 바보 같았었나요

왜 몰랐을까요 폭설이 왔는데
그 표정은 얼음장 같아요
근데 난 괜찮아요
더 듣고 싶은데
눈송이 같은 목소리 좋아요

너가 내린 눈송이는
녹아내리네 피부 닿기도 전에
언제 얼은 적이 있냔 듯이
따뜻하게 나를 감싸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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