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랑한 사람들을 위해

정동원


사랑이었을까
이토록 아픈 것은
사랑이 아니라 하던데
미련하게도 나만 몰랐구나
네 맘 떠난 걸

그럴 리 없다고
우리 둘 괜찮다고
애써 말하던 내가
너무 창피해서
쓴웃음 지으며
빈 술잔을 채워

아무리 비워봐도
지우지 못했던
우리 사랑이 뭐가 그리
대단했던 건지
몇 번의 계절이 지나도
여전히 너는 내 안에 살아
날 괴롭히고 있는데

더 사랑했던 내가
아프면 되니까
너는 그저 편히 다른 사랑
찾아가면 돼
언제나 너에게 난 부족했던
사람이니까
널 잡을 수 없잖아

잘 헤어졌다고
몇 번을 다짐해도
한숨이 늘어나는
내가 안쓰러워
널 잊고 싶어
또 술잔을 채워

아무리 비워봐도
지우지 못했던
우리 사랑이 넌 그렇게도
쉬웠던 거니
언제나 너에게 난 부족했던
사람이니까
널 잡을 수 없잖아

아직 멀리 안 갔다면
그래도 조금은
행복했다 해줘

끝내 날 잊지 못해
돌아올 거라는
바보 같은 기대들로 하루를
겨우 버텨내
이렇게라도 해야 내가
숨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넌
아무렇지도 않은지
널 사랑했던 만큼
아파야 한다면
아마 남은 생을 다 써도 난
모자랄 텐데
언제나 나에게 넌 과분했던
사람이니까
널 잡을 수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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