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늘이 너의 오늘을 만나

주영

나의 오늘 속엔
수많은 어제들이
저물지 못한 채
또다시 하루를 살아
셀 수 없는 표정
헤아릴 수도 없는 장면이
나의 머릿속에
끝없이 반복되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리
닿을 수가 없는 지금
수백 번 계절과
수만 번 날들의 기억
어느 것 하나
잊지 못하는 내가
그 어떤 아픔도
그 어떤 행복마저도
잊어버린 네가
다시 웃을까
너의 오늘 속엔
사라진 어제들이
텅 빈 바람 되어
하루를 서성이고
사랑이 깊어서
상처도 깊어야만 했었던
지난 시간 위에
마주 서 있는 우리
하나도 잊지 못해 하나도
잡을 수가 없는 지금
수 없는 날들을
하얗게 지새워왔던
나의 오늘이
너의 오늘을 만나
다시 해가 지고
다시 어둠이 흐르면
오랜 나의 밤도
잠을 청할까
그 시간 그곳에 갇혀진 내 삶을
이 시간 이곳에 데려오는 너
괜찮아 괜찮아질 거라고
울고 있는 나를 안으며
수 없는 날들을
하얗게 지새워왔던
나의 오늘이
너의 오늘을 만나
다시 해가 지고
다시 어둠이 흐르면
오랜 나의 밤도
잠을 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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