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아이 (시인: 왕수영)

황일청
앨범 :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7

♣ 아파트의 아이
                           -왕수영  시
하나 밖에 없는
내 아이는 아파트 열쇠와 논다.
잠시 지나가는 햇살에
반짝 빛나는 열쇠와
까르르 웃으며 논다.
나와 특히
눈썹이 닮은 내 아들은
아파트의 발코니에서
한 줌의 귀한 모래와 논다
바람이 불면 아들은 소금이 날아간다고
짜증을 낸다.
앞니가 썩은
네 살짜리 내 아이는
까만 크레온으로
태양을 그리며 논다.
태양에 팔이 있어
그 팔에 매달려 논다.
엄마 소리가 슬프다는
내 영특한 아들은
지루한 한낮을 파리와 논다.
아무 때나 놀러오는
파리와 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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