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설움타령(4)

임소향

이 대목은 한 군사가 고향에 두고온 어린 자식을 생각하고 우는 설움타령이다. 중중몰이 계면조로 불렀고, 다른 바디의 이 대목과도 큰 차이가 없다. 임소향은 당시 신문 기록에 의하면 일제 말기 창극활동에 많은 활약을 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광복 후 월북하여 자세한 소리의 전승계보는 알려져 있지 않고, 지금도 북에서 생존해 있다고 한다. 그의 소리는 포리돌판 심청가(심청 역)와 이 적벽가, 그리고 몇 장의 민요음반이 있는데, 맑고 청아한 목구성과 풍부한 성량을 지녔고, 만만찮은 소리 기량을 엿볼 수 있다.

원반 : Polydor 19268-A

자식생각
(중중머리)
또 한 군사가 내달으며, 설움 태명을 허는구나.

“이내 설음을 들어라. 나는 남의 오대 독신으로 사십이 장근토록 일점 혈육이 바이없어 주야 부부 한탄. 어따 우리집 마누래가 왼갖 신공을 다 듸릴 제, 영산대철 영신당, 고모총사 석황사, 석불미륵으 보살님 전 허위허위 다니며 왼갖 신공 다 듸리니, 공든 탑이 무너지면, 심든 남기가 꺾어지리. 천만의외 태기 있었고나. 석부정부좌허고 할부정불식 이불 청음성 목불시액색이라. 십색차산 행허니 딸이라도 반가울 데 관옥 같은 내 아들, 장판방으살이 올라 터덕터덕으 노느냐, 벙긋 웃느냐? 감을 싸서 껍질을 벳겨 손에 쥐어서 빨리가와, 주야 사랑 애정헌 게 자식?X이 또 있느냐? 뜻밖으 난세 만나, ‘위국 땅 백성들아, 적벽각으로 싸움가자!’ 고성으로 뉘우치는 나를 끌어내어 노니, 아니 올 수 없더구나. 한 손으로난 내으 새끼 안고, 또 한 손으로 우리 마누라의 손을 잡고, ‘여보시오, 마누라! 나는 전장으 가 죽드래도 마누라는 이 자식을 잘키워 후사를 전케 하오.’ 이러텃 이별허고 이 전장으 나온 제가 이게 우금 몇 핸거나. 언제나 우리 고향을 돌아가 알뜰한 내으 새끼를 안고, ‘아가, 응아.’ 얼려 볼거나. 아이고 보고싶어!”
또 한 군사가 내달으며, 설움 태명을 허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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