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곡 - 이은주
일심 (一心)으로 정념 (精念) 하아 아미로다 봉오 오호
억조창생 (億兆蒼生)은 다 만민시주 (萬民施主)님네
이내 말씀을 들어보소
인간 세상에 다 나온 은덕 (恩德)을랑
남녀노소 (男女老少)가 잊지를 마소
건명전 (乾命前)에 법화경 (法華經)이로구나
곤명전 (坤命前)에 은중경 (恩重經)이로다
우리 부모 날 비실 제 백일정성 (百日精誠)이며
산천기도 (山川祈禱)라
명산대찰 (名山大刹)을 다니시며
온갖 정성을 다 드리시니 힘든 남기 꺾어지며
공 (功)든 탑 (塔)이 무너지랴
지성 (至誠)이면 감천 (感天)이라
부모님 전 (父母님 前) 들어 날 제
석가세존 (釋迦世尊) 공덕 (功德)으로
아버님 전 뼈를 빌고 어머님 전 살을 빌어
재석 (宰釋)님 전에 복 (福)을 빌고
칠성 (七星)님 전 명 (命)을 빌어
열달 배설한 후 이 세상에 생겨나니
우리 부모 날 기를 제 겨울이면 추울세라
여름이면 더울세라 천금 (千金) 주어 만금 (萬金) 주어
나를 곱게 길렀건만 어려서는 철을 몰라
부모 은공 (恩功)을 갚을소냐 다섯하니 열이로다
열에 다섯 대장부 (大丈夫)라
인간칠십 고래희 (人間七十 古來稀)요
팔십장년 (八十長年) 구십춘광 (九十春光)
백세 (百歲)를 산다해도
달로 더불어 논 (論)하며는 일천하고 이백 달에
날로 더불어 논 (論)하며는 삼만 육천일에
병 (病)든 날과 잠든 날이며 걱정 근심 다 제 (除)하면
단 사십 (四十)을 못 사는 인생
어느 하가 (何暇) 부모은공 갚을 쏘냐
청춘 가고 백발오니 애닯고도 슬프도다
인간공로 (人間共老) 뉘가 능 (能)히 막아내며
춘초 년년록 (春草 年年綠)이나
왕손 (王孫)은 귀불귀 (歸不歸)라
초로 (草露)같은 우리 인생
한번 아차 죽어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어제 오늘 성 (盛)턴 몸이 저녁 내 (內)로 병이 들어
실낱같이 가는 몸에 태산 (泰山)같은 병이 들어
부르느니 어머니요 찾느니 냉수 (冷水)로다
인삼 녹용 약을 쓴들 약효험 (藥效驗)이 있을 쏘며
맹인 (盲人) 불러 설경 (說經)한들
경덕 (經德)이나 입을쏘냐
혼미 (昏迷)하여 누웠을 제
제 일전 (第一殿)에 진광대왕 (秦光大王)
제 이 (第二)에 초강대왕 (初江大王)
제 삼 (第三)에 송재대왕 (宋宰大王)
제 사 (第四)에 오관대왕 (五官大王)
제 오 (第五)에 염라대왕 (閻羅大王)
제 육 (第六)에 변성대왕 (變成大王)
제 칠 (第七)에 태산대왕 (泰山大王)
제 팔 (第八)에 평등대왕 (平等大王)
제 구 (第九)에 도시대왕 (都是大王)
제 십전 (第十殿)에 오도전륜대왕 (吾道轉輪大王)
열 시왕전 (十王殿) 매인 사자 (使者)
일직사자 (日直使者) 월직사자 (月直使者)
한 손에는 철봉 (鐵棒)들고 또 한 손에 창검 (槍劍) 쥐고
쇠사슬을 비껴차고 활등 같이 굽은 길로
화살같이 달려 들어 닫은 문을 박차면서
성명삼자 (姓名三字) 불러내니 정신이 아득하여
처자 (妻子)의 손을 잡고
만단설화 (萬端說話) 다 못하여
정신 차려 살펴보니 약탕관 (藥湯罐)이 벌여있고
지성구호 극진 (至誠求護 極盡)한들
갈 목숨이 머물 쏘냐
친구 벗님 많다해도 어느 친구 동행 (同行)하며
일가친척 (一家親戚) 많다해도 어느 일가 대신 가리
구사당 (舊祠堂)에 하직하고
신사당 (新祠堂)에 허배 (虛拜)한 후
대문 밖을 썩 나서니 적삼 내어 손에 들고
혼백 (魂魄)불러 초혼 (招魂)하니
없던 곡성 (哭聲) 낭자 (狼藉)하다
옛 노인 하신 말씀 저승 길이 머다더니
오늘 내게 당 (當)해서는 대문 밖이 저승이라
청춘이 가고 백발이 올 줄 알았으면
십리 밖에다 가시성 (城)이나 쌓을 걸
세상 천지 동포 (同胞)님네 회심곡 (悔心曲)을 허수말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할일을 합시다
나하 에라 헤 열에 열 사십소사 나무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