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 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서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 잠 못 이뤄
구슬픈 벌레소리에 말없이 눈물져요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만 푸르러
세상이 허무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
아아 가엾다 이내몸은 그 무엇 찾으려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있노라
나는 가리로다 끝이 없이 이 발길 닿는 곳
산을 넘고 물을 건너서 정처가 없이도
아아 한없는 이 설움을 가슴 속 깊이 안고
이 몸은 흘러서 가노니 옛터야 잘 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