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悲想)

오페라
앨범 : 비상


나 아주 어렸을적에 억울하게 혼이 나거나
누가 날 미워하거나 하면 이불을 뒤집어쓰고선 그랬죠
그래 추워질테야
날 혼내던 날 미워하던 그 사람이
차갑게 식어있는 날 보면서
잘 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상상을 하면서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의 어처구니 없는 복수심은 가라앉았지만
금방이라도 내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거 같아서 두려웠어요
그런 모질고 철없던 생각으로
사람들을 미워한 버릇 이제야 받는 걸까요
아니예요 이런 소릴 하는게 아닌데
자꾸만 내 마음에선 연막같은게 터져나오려고 해요
내 삶에 대한 마지막 예언 같은 거겠죠
어디 숨어 있는지도 모를 눈물이 오래도록 날 흔들고 있어요
차라리 지금 눈을 감으면 이대로 모든 걸 놓쳐버리면
내가 누구였는지 모두들 무심코 잊게 되겠죠
잠시 머물던 세상이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내 모습이 묻혀있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할텐데
날고 싶어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아가는 저 새들처럼
내일은 하늘이 맑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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