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

염수연

추녀 끝에 한 자락 노을을 걸고 오늘도 가슴에 풀었구나
수더분한 몸매로 담 밑에 앉아

투정 없이 살아온 여염집 여인
세상살이 싱거우면 소금을 담아

말없이 건네주는 말없이 건네주는
그대 옹기여

목덜미도 다소곳 눈웃음 짓고 오늘도 주인을 닮았구나
다시 봐도 은근한 얼굴을 하고

어디서나 만나는 정다운 여인
세상살이 무심하면 속으로 울고

말없이 살아가는 말없이 살아가는
그대 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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