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새벽 비는 내리고
벌거벗은 내 마음 갈 길을 잃었나
네 줄기 갈래길과 아홉의 환상
흙 묻은 구두 한짝이 들판에 버려져 있네
말씀의 이 세계 날 구할 수 없네
무언의 대지 위에 나를 깨우는 꿈
저 바람 속에 검은 새 나를 때
침묵을 기르는 비가 내린다
(간주)
경계의 저편 아득히 함성이 울려도
나는 들을 수 없네 순례자의 북소리
잠든 나를 깨우나 천만 개의 빗줄기
그 누구의 꿈인가 비가 내린다
이른 아침 새벽 비는 내리고
벌거벗은 내 마음 갈 길을 잃었나
미명의 저 언덕위에 지명없는 이정표
슬픈 이방인이 나는 되었네
나는 오늘 떠나리 새벽비 맞으며
나는 오늘 떠나네 새벽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