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김진표



유난히도 따뜻한 기분좋은 오후에 니 어깨에 기대지
이렇게 티한잔의 달콤함 절로나는 콧노래
니 손을잡고 말할래 사랑해’

노을질녘 한강둔치. 이리저리 살피는 나의 눈치.
너의 입술에 뽀뽀 하고싶어 벼라별 말을 다 꺼냈었지.
사랑한다 말을 하고나서 대충 다가가면 될 것 같았는데
마음은 이미 너의 입 속에. 몸은 아직 그 자리에
심장박동 빨라지고, 내입술은 바짝 말라가고
십일분! 십이분 십삼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그때 니가 내게 다가와 키스했던 너와나
우리 둘 사이에 행복한 아주 많은 기억들 중 하나.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따뜻한 햇살아래, 너는 내 다리를 베고 눕고
뭐가 그리 신났는지. 뛰놀며 짖는 강아지 한마리
끊이지도 않는 우리 가족들의 웃음소리.
너는 누워 잡지를 읽고, 나는 네게 노래를 불러주고
그럼 너는 어느새, 스르르 살며시 눈을 감아 잠이 들고
그렇게 행복은 다가와. 웃음짓는 너와나.
우리 둘 사이에 해야 할 아주 많은 일들 중 하나.

니 생각만으로도 너무 즐거워 미치겠지.
같은 꿈을 꾸는지. 너도 살짝 웃고만 있지.
유난히도 하늘이 파래. 눈을 감고 소원을 말해.
결국 몇 개 말 못하고 잠들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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