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맑시


너덜너덜한 신발
이제 닳고 닳았구나
나의 발을 감싸고 여지껏
고생도 참 많이 했었구나
내가 가는 길 어디에서 함께 있었구나
뜨거운 아스팔트도
차가운 눈 속에서도 나를 지켰구나

저기 멀리 멀리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 속에선
또 다른 내가 또 다른
나를 보며 걸어가는구나
여기 언덕 넘어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을 바라보니
내 발자욱 한 자욱 새겨진
길 속에 너도 보이는구나

멀리 온 것 같아
뒤를 돌아보면 몇 걸음
안 갔었구나 한참 남아서
좀 더 걸어야 되구나
걷다 지쳐 내가 힘들 때면
너는 끈을 풀러
날 쉬게 하고
다시 걷게 해주려 발을 감싸는구나

저기 멀리 멀리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 속에선
또 다른 내가 또 다른
나를 보며 걸어가는구나
여기 언덕 넘어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을 바라보니
내 발자욱 한 자욱 새겨진
길 속에 너도 보이는구나

고생이 참 많았어
나의 발을 감싸며
너와 걸어왔던 그 길에서
너를 기다려 너를 기다려

저기 멀리 멀리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 속에선
또 다른 내가 또 다른
나를 보며 걸어가는구나
여기 언덕 넘어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을 바라보니
내 발자욱 한 자욱 새겨진
길 속에 너도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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