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밤째

새 봄


가만히 누워있길 딱 세 시간째
멍하니, 그저 멍하니 자꾸 니가 생각나
환히 웃고 있는
니 사진을 보는 게 아니었는데 오

이별을 실감한지 딱 일주일째
가만히, 그저 가만히 자꾸 니가 떠올라
잘 지낸다는
니 소식을 듣는 게 아니었는데

나 사실 너무 힘들어 잘 지내는척해도
돌아서면 혼자 남겨진 방에서
울기만 했어
애써 밝은척하는
초라한 모습이 들키기 싫어
너도 그렇게 환하게 웃고만 있는지

우리가 헤어진 지 딱 서른 밤째
우연히, 그저 우연히 니가 보고 싶어서
너네 집 나무 앞을 한참 동안
빙빙 맴돌기만 하다가

그렇게 둘이 걷던 그 골목길을
쓸쓸히, 그저 쓸쓸히 혼자 걸어보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한참 동안
주저앉아 울기만 했어

나 사실 너무 힘들어 잘 지내보려 해도
하루하루 점점
너의 빈자리만 커져가는걸
애써 웃어 보이는 쓸쓸한 모습이
들키기 싫어
너도 나처럼 그리워하고만 있을지

나 사실 너무 힘들어 잘 참아보려 해도
돌아서면 혼자
어두운 밤마다 울고 있는걸
애써 밝은척하는
초라한 모습이 들키기 싫어
너도 나처럼 숨죽여 울고만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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