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불러대는 너

엔타이

가로등 앞 걸었던
그 길 위에 난 서 있어
반으로 갈라진 그림자
길어지는 이별의 틈에 빠져서
너만 생각해 전부 그립네
해주지 못한 게 떠올라
괜히 잘 지내는 너를 내 옆에 앉히고
싶어서 치는 발버둥
익숙한 번호를 누르지 못해
떨고 있는 손 들어가는
술이 불러대는
너를 애써 외면하면서
들어가는 포장마차의 이모는
왜 혼자 왔냐면서 묻고
대답을 못 해 고개를 떨구자
한 잔 주면서 힘내라고
산소부족 걸린 아쿠아 맨
뭔지 모를 어항 속에 갇혔네
조여드는 숨통에 너무 답답해
뭔진 모르겠어 그냥 갑갑해
주변들이 말해줘 잘 지낸다고
주변이면 좋겠어 잘 지내냐고
물어보고 싶어 근데 그게 안 돼
헤어졌다 라는 변명 때문에

지나간 시간아
이제는 들어가
달라진 이 상황 속에
내 모습을 찾고 싶어
보이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친구들 많은 게 싫다며
그래서 진짜 새 친구 하나 없어
게임을 하는 내 모습에
화낸 것 때문에 게임도 끊었어
연락이 안 되는 모습이 싫다며
이제는 그럴 일 없어
전부 바뀌었어 네가 없어서
부질없게 되었어
지키지 못한 약속 하나
입에 있는 담배 연기를 뱉어
필 때마다 보이는 타투에
난 쓸쓸하게 웃어
천국 안에 있는 지옥이라 썼는데
네가 뒤에 숨어있어
나중에 점심 한 번 먹잔
약속 언젠가를 기다리고 있어
눈물을 지워 넌 모르지
널 부르지 못해 널브러진
남 부럽지 않은 노력 속에서
조용히 난 널 그리지
너그럽진 않겠지만
넌 그러지 못하지만
누그러질 때까지
이불을 덮을게 머리 위로

지나간 시간아
이제는 들어가
달라진 이 상황 속에
내 모습을 찾고 싶어
보이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부드럽게 덮여진
추억이라는 액자를 끄집어내도
열지를 못하고 닫고
혼자 눈물로 닦고 노크하고
손잡이 없는 열쇠마냥
길을 못 찾고
집이 없는 거미마냥
바닥을 기고 정착을 못 해
술 먹으면 번호를 누를까 봐
또 무서워 자는 것도 또 두려워
꿈속에서의 너는 얼굴이 안 보여
근데 깨면 떠올라
결국엔 악몽의 반복
그래도 좋은 그리운 악몽
바쁘게 살면 잊혀질까 그래 이 악몽
깊게 잠들어 혼자 가둔 감옥에서
버벅이는 내 모습이 싫어서
토할 만큼 하는데 다 하지 못하고 있어
왜 이렇게 변했냐는 사람들에 말에
웃는 거 그것 밖에 난 못해
십자가는 없어 기도조차 못 해
가슴에 있던 신은 너였는데
슬픈 씬 만이 남아있어
살아가는데 난 표정이 없어
난 말했어 더 행복한 모습
더 잘난 놈이 되겠다던 상상은 없어
너는 행복해 보여 부럽네
나는 이래저래 살아
이 노래를 듣는다면 연락 한 번 줘
언제라도 좋아 문자라도 줘
나중에 점심 한 번 먹자는 약속
언젠가를 기다리고 있어

지나간 시간아
이제는 들어가
달라진 이 상황 속에
내 모습을 찾고 싶어
보이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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