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태을

난 태어나서부터 어머니가 없었죠
난 아버지가 나를 혼자 낳은줄 알았죠
키만 커버린 어른 아이가 되었을때
그때부터 아버진 내게 챙피한 존재였죠

가난한 집안 형편이 (너무 싫어서)
애미 없는놈이라 놀리는게 (너무 싫어서)
나를 이렇게 만든 아버지가 (너무 미워서)
나를 망가뜨려 당신께 상처주기를 바랬죠

내가 당신처럼 살아선 안된다면서
내게 다주고 옷한벌 못해 입으시고
몸속이 다 망가져 가는줄도 모르고
미친듯이 일만하던 당신이 너무 미웠죠

나땜에 흰머리는 더 늘어만 가는데
술과담배도 점점 더 늘어만 가는데
내 키보다 작아진 한없이 초라해진
당신의 초췌함이 챙피해 난 집을 나왔죠

나를 위해서라며 모든 걸 내게 주신 분
나를 위해서 모두 버린 사랑을
이제 알 것 같은데 되돌려 주고 싶은데
당신은 내 곁에 없네요

세상은 왜 이리도 무서운지
아빠의 울타리가 왜 이리도 그리운지
문을 열지 못하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죠

야윈 아들을 보니 맘이 아프셨는지
내가 다시 뛰쳐 나갈까봐 걱정되셨는지
이제 때릴 나이가 지났다고 생각했는지
아무말 없이 바라봤죠 상처난 얼굴을

초라한 식탁에 밥을 차려 주시고
덕지덕지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다 찢어진 작업복을 입고 일을 나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너무 슬퍼 보이셨네

아버지 등을 보며 굳게 맘을 다져
이제 두 번 다시 철없이 굴지 않겠다고
쏟아지는 눈물에 밥을 넘길수가 없고
식탁에 엎드린 채 한없이 흐느꼈네

나를 위해서라며 모든걸 내게 주신 분
나를 위해서 모두 버린 사랑을
이제 알 것 같은데 되돌려 주고 싶은데
당신은 내 곁에 없네요

해는 저물고 밖은 이렇게 추운데
왜 이렇게 아버지는 늦으시는 건지
일이 많아 늦는건지 술 한잔 하시는건지
전화라도 하시지 벌써 밤이 깊어가는데

누워서 뜬 눈으로 시계만 쳐다봐
노크소리가 너무 커 무슨 일일까
아빠가 위독하다고 사경을 헤메신다고
맨발로 엠블런스로 미친듯 뛰어가

누워 계신 아버질 미친듯 흔들어도
장난치지 말라며 심장을 내리쳐도
소리를 질러도 미친듯 울어도
아버진 대답이 없네 아버진 대답이 없네

이제 맘 다 잡았는데 이제 정신 차렸는데
잘해준 적도 없는데 못만 박아 댔었는데
오늘은 미안하다고 말하려 했는데
처음 안아본 아버지 품이 조금씩 차가워져

아무리 불러도 아무 대답도 없네요
다시 만나면 미안하다고 말 할텐데
사랑한다고 너무 말하고 싶은데
어디 있나요 내 목소리 들리나요 너무 보고싶어요

나를 위해서라며 모든 걸 내게 주신 분
나를 위해서 모두 버린 사랑을
이제 알 것 같은데 되돌려 주고 싶은데
당신은 내 곁에 없네요

나를 위해서라며 모든 걸 내게 주신 분
나를 위해서 모두 버린 사랑을
이제 알 것 같은데 되돌려 주고 싶은데
당신은 내 곁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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