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곳은 보이지도 않아
너무 멀리 왔나
오래 멈춰 서있어 난
대답을 듣지 못한 유언처럼
난 이제 누구여야 하나
이유도 없이 하루가 이어져 있는데
난 왜 또 꿈을 꾸나
눈을 감아 보면
저 수많은 빛나는 모래 위에 써둔 이름
사라져도 나는 빛처럼 나는 꿈을 꾸네
여긴 너무 어두워
신이 살고 있다는 언덕 다 거짓말
여긴 너무 어두워
뒷걸음이라도 앞으로 가야 해
여긴 너무 어두워
난 다시 누구여야 하나
그리워했던 얼굴도 흐려져 있는데
난 왜 눈을 뜬 채로 꿈꾸고 있는지
수많은 빛나는 모래 위에 써둔 이름
사라져도 나는 빛처럼 나는 꿈을 꾸네
여긴 너무 어두워
비워 놓은 나의 마른 손에
잡힐 줄 알았던
이젠 검고 희기만 한
나의 두 눈에 새겨져 있었던
단 한 번의 무지개
저기 언덕 너머의 다이아몬드
여긴 너무 어두워
여긴 너무 어두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