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됴

안기옥

해설: 김해숙(가야금 연주자, 중앙대 강사)
안기옥(1905-1974)은 월북한 가야금 명인 최옥산(1905-1956), 정남희 등과 동년배이며 가야금산조의 제2세대 명인에 드는 사람이다. 제3세대 가야금산조의 명인인 성금연(1923-1987)이 그를 스승으로 꼽았으나 음악내용적 전승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본 음반에는 안기옥이 연주한 진양조가 짧게 수록되어 있는데 그 가락은 진양조의 선율틀 “우조, 돌장, 평조, 계면조”중 평조와 계면조 대목에 해당된다. 먼저 징줄(제6현) 본청의 레음계(평조길)로 시작하여 미음계(계면길)로 이어지는데 끝을 다 맺지도 않고 내드름(시작선율) 가락을 연주하다가 중간에서 끝내고 있어서 음반의 녹음시간의 제약에 무척 쫓긴 듯하다. 안기옥의 이 짧은 진양조는 정남희가 연주한 두장 짜리 음반의 진양조와 그 가락의 틀을 같이 하고 있으며 또 평조대목은 최옥산의 봉황조와도 그 틀이 같다. 그러므로 이러한 면은 가야금산조의 역사적 전개가 어떠했을까를 추적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김해선의 연주에서도 가야금산조의 초창기의 모습을 희미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었는데 동년배인 정남희, 안기옥, 최옥산이 각각 공통된 틀로 산조를 연주하고 있었다는 점은 산조가 애초에 동일한 뿌리에서 출발했음을 시사해 주기 때문이다. 가야금 산조에 대한 연구는 어제까지 제3세대 명인들의 연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제2세대 명인들의 연주를 담은 고음반의 음악 내용에 관한 연구는 이 시대의 필수적 과제의 하나로 부각되었다.
안기옥의 연주는 한마디로 “아쌀하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진양조 치고는 매우 빠른 세마치로 연주한 탓도 있겠지만 연주의 내용 속에 여러 감정들을 담아내려 애쓰기보다는 솔직하게 가진대로 있는 그대로 펼쳐내 보인 것 같다. 이러한 느낌은 김해선, 정남희, 심상건의 연주에서도 공통되게 느껴지는 점인데 이것은 제3세대 명인들의 연주세계와는 다른 일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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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모리 백낙준 거문고 산조  
잔모리 백낙준 거문고 산조  
중모리 백낙준 거문고 산조  
진양 백낙준 거문고 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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