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이 닳도록 살아도 변한 건 없네,
내일이 보이지 않았던 하루 또 하루,
뼈가 뒤틀리도록 일해도 견뎌야 하네,
조금도 덜어지지 않았던 삶의 무게,
어린 날 부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이제는 숨쉬지 않는 기억이 되었네(영원히)
엄마야 누나야 부르던 금모래 빛은,
회색 콘크리트 아래에 덮여 버렸네(이젠 안녕)
철이면 찾아와 거짓된 약속을 말하는
당신은 보이는가? 우리가 보이는가?
선명한 절망에 막연한 희망을 말하는
당신은 들리는가? 우리가 들리는가?
몇 번을 쉬어도 쉽지 않은
삶의 고개를 넘고, 넘고, 또 넘어
영문도 모른 채, 기억되지 않는 채 두 눈을 감았네
오늘도 누군가 부모가 아이와 형제가
아내가 남편이 친구와 동료가
가엾은 서로를 탓하고 원망해 목숨을 버렸네.
당신은 보이는가? 우리가 들리는가?
철이면 찾아와 거짓된 약속을 말하는
당신은 보이는가? 우리가 보이는가?
선명한 절망에 막연한 희망을 말하는
당신은 들리는가? 우리가 들리는가?
당신은 보이는가? 우리가 들리는가?
우리가 우스운가? 아니면 두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