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바람 그치지 않던 그날
우리는 약속한듯이 교외선 기차를 탔지
삐그덕 거리는 구닥다리 삼등 열차는 가고
희뿌연 창밖에 이는 가녀린 빗줄기들
타오르는 햇살로 목마른 이세상에
그대 웃음처럼 촉촉한 해갈을
어느덧 기차는 이름모를 간이역에 멈추고
낯설은 너와 나를 떨구고 지나갔지
그치지 않는 비를 맞고 들어선 작은 까페
여기저기 연인들의 사랑은 익어가는데
작은 촛불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우리는
어색한 웃음밖엔 건넬 수 없었지
하나뿐인 우산에 너의 어깰 감싸고
들판에 풀잎처럼 우린 비에 젖었네
저 멀리 뵈는 하나의 작은 끝점을 향해 걸었지
아무말없이 녹슨 철길을 따라
영원히 다다를 수 없는 시찌프스 삶처럼
어쩌면 우리의 사랑 라라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서로 다가갈 수 없는 선
우린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 평행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