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이수만



하루밤을 살아도 아름답게 잠든 꽃을 보듯이
잊고 사는 마음을 간직하며 세월가는 줄 모르게

별속에 숨어있는 내 그림자를 밟으며
한 마리 새인듯이 살아도 좋으련만

살아왔던 그날을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인데
한숨짓는 그마음 어리석어 괜히 눈물 흘린다

지난날의 꿈많던 시절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잠못들고 보채는 내마음에 키작은 꽃을 피운다

별속에 숨어있는 내그림자를 밟으며
한마리 새인듯이 살아도 좋으련만

이제와서 생각한 내사랑이 모두 슬픔뿐인데
사랑한단 한마디 남기고 간 아름다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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