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전구

펄럭펄럭

두려운 전구

쿠궁쿡 두려운 발소리가 들려
쿠궁쿡 내 가슴 속에 두려움이
삐그덕 열리고 나면서부터 빛나는
나를 쳐다보고 있는 전구
인상을 쓰고 들어오고 날 드럽게 쳐다보고
뭘 그렇게 또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쏴하게 빛을 내리 뿜고서
쏴하게 나의 빛을 꺼뜨리는 허
아 입을 벌려 냄새맡고
휙 휙 손을 올려 나를 치고
폈나 안 폈나 가지가지한다 라고
다시 한 번 손을 올리고나서 나를 치고
옛날 얘기속에 나를 지루하게 하고
옛날 얘기대로 해야만 한다는 전구
전구 너 그냥 깨뜨려버려
아니면 소켓 속에 필라멘트를 끊어버려

** 조금 더 인간같이 조금 더 자유같이
더 이상 전구 속에 살 수 없어 난

이상해 예전만 해도 전구
이상해 예전엔 안그랬던 전구
조금씩 크게작게 자라면서 전구
조금씩 크게작게 변해만 갔던 전구
너의 따스했던 모습 그대로가
이제는 나의 심장을 불끈 태우려해
전구 패구 씹구 놀구는 싶지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밖에 없는 전구

너의 욕심 속에 나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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