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걸린 물고기
장희원팀
봄, 흐드러진 꽃 사이에 내가 있었다
나는 향긋한 꽃이구나
여름, 무성한 잎 사이에 내가 있었다
나는 푸른 잎사귀구나
가을, 탐스러운 열매 사이에 내가 있었다
나는 꽉 찬 열매였구나
겨울, 모두 떨어지고
숨어있던 나의 모습이 훤히 보인다
난 향긋하지 않은
난 푸르지 않은
난 꽉 차지 않은
난 나무에 걸린 물고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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