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 옛터

인디언 수니
황성 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설운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 가엾다
이 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있노라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만 푸르러
세상이
허무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

아 -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 잠 못 이루어
구슬픈
벌레 소리에
말없이 눈물져요

나는 가리로다
끝이 없어
이발길 닿는 곳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정처가 없어도

아 - 괴로운
이 심사를
가슴깊이 묻고
이 몸은
흘러서 가노니
옛터야 잘 있거라
옛터야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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