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수 있을까

옥상달빛
하나씩 기억하고
하나씩 버리고는
다시금 꺼낼 수 없는
깊은 곳에 닿는다
창문에 남은 손자국
모서리에 찢겨 상처가 난 벽
난 난 떠날 수 있을까
모든 게 그대로 그 자린데
변한 건 너 없는 빈자리뿐
변한 건 너 없이 찾아온 겨울
난 떠날 수 있을까
텅 빈 집 돌아보면
한참을 머뭇거린다
난 난 떠날 수 있을까
모든 게 그대로 그 자린데
변한 건 너 없는 빈자리뿐
변한 건 너 없이 찾아온 겨울
난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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