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그럴 때가 있어
잊고 살다가
비 한 방울 바람 한 점에
네가 다 생각나
어떻게 다시 잊을까 걱정하다가
마음이 피곤해지는 그런 날
그 많던 표정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오래된 흑백 사진처럼
아련하기만 해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슴이 아려서
사랑했었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아
우리 헤어져도 될 만큼
맘껏 사랑했을까
너를 미워해도 될 만큼
많은 걸 해줬을까
할 수 있다면 할 수만 있다면
너의 대답이 듣고 싶은데
외로워 힘들다는 말이
참 쉽게 나와서
어렵게 그 얘길 꺼내던
네가 맘에 걸려
어쩌면 지금 나보다
힘들었을 거야
무슨 말이라도 해줄 걸
자꾸 후회가 돼
우리 헤어져도 될 만큼
맘껏 사랑했을까
너를 미워해도 될 만큼
많은 걸 해줬을까
할 수 있다면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난
우리 헤어지던 밤을 지켜본 가로등
난 아직 그 아래 서 있는 것 같아
다시 마주쳐도 될 만큼
충분히 아파했을까
너를 기다려도 될 만큼
괜찮은 기억일까
할 수 있다면 할 수만 있다면
네가 너무나 보고 싶은데
가끔씩 그럴 때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