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아직은 찬 바람
치맛자락을 고이 쥐고서
주춤하던 발을 민다
바람의 끝에서 펄럭일 수 없는
우리나라를 가슴에 품으니
내 맘이 슬프게 운다
나의 이 눈물을 꼭 기억해다오
바람아 불어라 내 소릴 전해라
네 속에 숨겨둔 내 눈물 뿌려라
내 하얀 긍지가 붉게 물들어도
너는 달려라 자유를 외쳐라
숨결 하나까지 내 것 아니어서
설움의 한숨 내쉴 수 없는
이 마음을 어찌 말할까
나의 이 설움을 꼭 기억해다오
바람아 불어라 내 소릴 전해라
네 속에 숨겨둔 내 눈물 뿌려라
내 하얀 긍지가 붉게 물들어도
너는 달려라 자유를 외쳐라
새 하얗던 옷에 붉은 얼룩지면
다시는 내 나라 못 품어볼까
한점 남김 없이 붉은 꽃같이
붉은 불꽃같이 타고 지련다
내 나라이기에 나 품고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