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 없는 주막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궂은비 내리는 이 밤도 애절 구려
능수버들 부채질 하는 창가에 기대여
어느 날짜 오시겠소 울던 사람아
아주까리 초롱 밑에 마주 앉아서
따르는 이별주에 밤비도 애절구려
귀밑머리 쓰다듬어 맹세는 길어도
못 믿겠소 못 믿겠소 울던 사람아
홍도야 울지 마라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나 혼자 지키려는 순정에 등불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아내의 나갈 길을 너는 지켜라
구름에 쌓인 달을 너는 보았지
세상은 구름이요 홍도는 달빛
하늘에 믿으시는 네사랑에는
구름을 거둬주는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