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승

이은상
그런 날도 있잖아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을 수 있잖아
주위를 둘러봐도
통화목록을 뒤적거려도 아무도 없는 날

혼자 영화나 보러 갈까
집을 나서려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입은 새로 산 티셔츠가
더 초라해보여

그런 날이 있잖아
이걸 해도 저걸 해봐도 무기력한 하루
깊은 밤이 돼서야
또렷해지는 나와는 달리 변한 것은 없네

그래 술이나 한잔 할까
녹슬은 냉장고를 열어
오래전 너와 함께 마시다만 맥주가
더 씁쓸해보여

그럴 때도 있잖아
이럴 때도 뭐 저럴 때도 있을 수 있잖아
차가운 바지춤에 멋쩍은 두손 슬쩍 감추고
애써 웃음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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