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숨는다

홀린
내 마음속에 따스한 바람이 앉았다
그 바람은 내 기억 속에 그을음을 조금씩 지운다
그 바람은 또 다시 나의 울음을 타고 간다
어둠을 비추던 달에게서 잠시 머물러 속삭인다
또 다시 바람이 분다

달이 숨는다 아픈 날 기억하던
달이 숨는다 어두운 날 비추던
밤의 이야길 지우고 날 지키던 달이 숨는다

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에 걸린 하늘은
차마 부끄러움에 붉어가고 또다시 아침이 오면
내 슬픔도 사라져간다

달이 숨는다 아픈 날 기억하던
달이 숨는다 어두운 날 비추던
밤의 이야길 지우고 날 지키던 달이 숨는다

잠 못 이룬 밤에 서글픈 맘에
또 그걸 지켜보던 저 달에
나의 한숨에 불어온 바람에
내 아픔도 말없이 사라진다

달이 숨는다 아픈 날 기억하던
달이 숨는다 어두운 날 비추던
밤의 이야길 지우고 날 지키던 달이 숨는다

달이 숨는다 길 잃은 시간 속에
달이 숨는다 상처로 춤을 추던 나의
이야길 지우고 날 지키던 달이 숨는다

이 밤이 다 가기 전에 나에게 말을 해줘요 언젠가 나에게
꼭 찾아온다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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