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Piano. 박고은)

정길호
요즘 같은 힘든 세상에
4인 가족을 책임지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요
힘들어도 말도 못하고
새벽 같이 일어나 나가시는
나의 아버지는 오늘도
자신의 시간을 돈과 바꾼다
아버지는 오늘도
사랑한단 말을
밥은 먹었냐는 말로 대신한다
작아진 어깨가 굽어진 허리가
다 나 때문인데 다 나 때문인데
오늘도 출근하는 아버지의
뒷모습만 보네
어머니는 오늘도
자신의 시간을 걱정과 바꾼다
어머니는 오늘도
보고 싶단 말을
언제 들어오냐는 말로 대신한다
뜯어진 양말이 다 해진 속옷이
다 나 때문인데 다 나 때문인데
연신 방바닥을 훔치는
어머니를 보네
너무나 미안해서
미안하단 말도 못 꺼낼 정도로
고마워요
다 커 버린 나를 아직도 아이 보듯
걱정하는 마음 잊지 않을게요
잔소리도 이젠
사랑한단 말로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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