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들

MYUN (면)
너와 함께 써내려 간
우리의 작은 기억 속에
난 늘 거닐곤 해
꿈 같은 이 거리를
난 너와 함께 영원히
함께 걷고 싶어
우리 집에서 꽤나 먼 곳
호주 낯선 도시 멜번
씨티 언저리에서 살던 나보다
두 살 어린 예쁜 어떤
스물 네살 짜리 그녀에게
반해 트램역에 멈춰
같은 열차에서 말을 걸며
번호를 묻던 스물여섯 청년
어디 사는지 나인 몇인지
취미 특기 호구 조사
주말에 같이 한 잔
그렇게 새로 사귄 친구
매일같이 붙어다녀
신라면에 햇반 나눠 먹어
한인 식당에 가서
비싼 소주도 함께 나눠 마셔
좀 촌스러웠던 내게
예쁜 옷 멋있는 곳 많이 데려가며
날 친구 이상으로
항상 챙겨줬던 너
어느 날 화창한 주말
단 둘이 동물원 가는 길
느끼게 된 사랑의 감정
단지 외로움 때문은 아니었어
꿈 같은 이 거리를 난 너와 함께
영원히 함께 걷고 싶어
한 살을 더 먹은 우린
서울에서 다시 만났지
꿈만 같던 호주 생활보단
훨씬 더 빡빡한 나날
그 땐 그 때의 새로운 감정
약간은 바뀐 우리 모습
하지만 그대로였어
사랑이라는 깊은 감정만은
그래서 우린 연인 사이
오래 기다린 서로를 확인
하지만 생각과는 다른
많은 일들을 이젠 겪을 나이
학점 졸업 취업 야근
그리고 겪은 큰 사고
몇 번의 헤어짐
예상하지 못했던
크고 작은 많은 일들로
너와 나 각자의 생활
느끼고 있는 서로의 고민
밀고 당기기는 이제 그만
서로 힘이 돼 보자 조금만
단단한 사랑이 되어
너와 나 서로를 다시 마주하니
어디까지 갈지 몰라도
함께라서 더 좋은 길
우리 함께 해 온
지난 많은 날들보다
많은 시간들이 남아 있어
작은 순간 순간을
여전히 모두 기억해
이렇게 우린 그 날들처럼
행복하는 거야
BitterSweet Sound
작은 카페를 오픈한 나
비록 가진 것 벌어 놓은 것
없어도 충분했어 너와
함께 할 자신 수줍게
내민 케익과 반지
영원을 약속한
2012년 4월 14일
우리들만의 새로운 기념일
함께 가는 길 외로움은
이제 영원히 bye
부부라는 새로운 관계
hi 함께라면 you make me high
풋풋하고 또 싱그럽던
1년 간의 신혼생활 후
너의 눈과 몸매
그리고 또 나의 코와 귀 입
신기하리만큼 꼭 닮은
아이 앞에 우린 엄마 아빠
이제부터 또 어떤 새로운 세상
걱정보단 기대가
가족이란 든든한 굴레
셋이 나란히 어깨동무 함께
지금 내 옆의 당신 덕분에
황금기를 맞은 내 인생
너와 함께 써내려 간
우리의 작은 기억 속에
난 늘 거닐곤 해
꿈 같은 이 거리를
난 너와 함께 영원히
함께 걷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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