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름답다는데
나는 제자리에 있지 못하는 걸
그건 내게 불가항력이었어
나도 물론 제자리에
있었던 적 그런 적 있었어
그것만이 아름다운 것이라 여겼지
이젠 나도 그렇겠지
나와 같이 이탈된 모든 것들아
삐죽이 튀어나온 못난 것들아
너와 같이 외로워서 외롭지 않아
너와 같이 두려워서 두렵지 않아
내가 있던 과거의 곳 그 자리가
제자리라면 반드시
돌아가야만 하는 걸까
지금이 제자릴 순 없는 걸까
제자릴 찾지 못한 방황자들아
이리저리 헤매는 나그네들아
네가 있는 그 자리가 바로 네 자리
우리 있는 이 자리가 바로 제자리
우리 모두 이탈해 볼까
머물렀던 그 곳을
무턱대고 한 번 벗어나 보자
나를 넘는 그 곳에
나와 같이 이탈된 모든 것들아
삐죽이 튀어나온 못난 것들아
너와 같이 외로워서 외롭지 않아
너와 같이 두려워서 두렵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