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구를 사랑한다
나는 살결을 차갑게 하고
주저 없이
땅바닥에 드러누워
나는 눈을 감는다
누가 평화로운
길로 가자고 할 때
나는 무슨 말을 할까
저 높은 하늘도 말이 없고
저 넓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무엇인가
말을 하고 싶어 한다
울면서 떠나는 철새처럼
투쟁의 노랫소리는
손에 잡히지 않고
조그마한 소망 하나 없이
마음속 깊이 상처만 안고
날아가는 철새처럼
우리는 무엇이었을까
생각지 않는 일들이
거리마다 흩어진
종잇조각으로
모든 사람들은
넝마주이였다
아우성치던 날
천둥과 번개는
분열로 갈라지고
하나로 묶어진 지구는
하나의 꿈으로 남아 있고
잊을 수 없는 날은
사랑이었지만
분쟁은 악몽이었고
피비린내 나는
발자국뿐이었다
다시 찾아올 아침 이슬을
마시면서 우리는 험한
세상 길을 가고
차가운 살결은 태양을
사랑했다 아침이슬로
세수하고 이빨 닦고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사랑하며 용서하며
우리는 아름다운
세계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