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 치치 차차

감성다락방
나른한 오후 하품만 계속 나와
하얀 고양이 내 품엔 절대 안 와
먹일 들고서 약 올려 봐도 꿈쩍도 안 해
누가 이기나 보자 과연 누가 먼저 지칠지

넌 이미 눈에 초점이 풀려가고 있고
난 이미 맘에 쾌재를 부르고 있지

하얀 꼬릴 휙 살랑살랑 흔들면서
얼굴은 꽤 도도한 표정 짓고 있지만
결국에는 꼭 품 안에 안기는 너를 난
사랑하지 않을 수 없구나

벽난로 앞 너의 자릴 비우고
어딜 갔니 찾을 수가 없구나
곧 오겠지 슬슬 걱정이 되고 있을 때쯤
이름을 불러 어느새 아무 일 없듯 나타나네

하얀 네 등에 묻어있는 것은 뭐니
하얀 네 맘에 준비는 되어 있겠지

하얀 꼬릴 휙 살랑살랑 흔들면서
얼굴은 꽤 불쌍한 표정 짓고 있지만
결국에는 꼭 품 안에 안기는 너를 난
용서하지 않을 수 없구나

하릴없는 이런 날에
네가 없었으면 난 정말로
심심하고 외로워서 난 슬펐을 거야

귀찮은 듯 날 힐끗힐끗 쳐다보며
괴롭히는 내가 민망해 토라질 때쯤
내게 와서 착 부비부비 비비대는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없구나

오래 오래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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