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사는 그집

한희준
신호등 건널목 내 차 앞으로
너와 닮은 예쁜 아이의 손을 잡고
지나가는 너의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너의 뒤를 따라가 봤어
아주 작고 예쁜 집에
창문 너머로 보이는 모든 것에
너의 손길이 느껴지고
새하얀 식탁 위엔
너의 예쁜 손으로 만들어 낸
음식을 올려놓고 있어
니가 사는 그 집
그 집이 내 집이었어야 해
니가 타는 그 차 그 차
그 차가 내 차였어야해
니가 차린 음식
니가 낳은 그 아이까지도
모두가 내 것이어야해
모두가 내 아이였어야해
난 아직 니가 내 여자같은데
아직도 정말 내 여자 같은데
남의 여자가 되고
그 아이의 엄마가 되서
할 수 없이 바라보게 하는지
니가 사는 그 집
나의 모든 것이
그 집이 내 집이었어야해
니가 타는 그 차
이젠 아무것도
그 차가 내 차였어야해
가질 순 없지만
니가 차린 음식
니가 낳은 그 아이까지도
모두가 내 것이어야해
모두가 내 아이였어야해
니가 사는 그집
모두 다 내 것이였어야해
모두가 내 것이였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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