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문미영
바람이 이끄는 대로
날개짓 하다
비틀비틀 쓰러지네 음
가녀린 두 날개 위로
고이는 빗물
더 이상은 날 수 없어 음
작은 꽃잎도
소리 없이 떨어지고
나뭇잎 끝에 앉아서
숨어서 우네
잃어버린 모든 것을
애타게 그리워하네
조용히 부르고 있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노래
혼자 혼자 혼자
작은 꽃잎도
소리 없이 떨어지고
나뭇잎 끝에 앉아서
숨어서 우네
잃어버린 모든 것을
애타게 그리워하네
울지 말아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시간이 가면 잊혀질
젖은 두 날개
따뜻하게 안아주며
낮은 바람이 속삭여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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